세상이야기

“촛불이 승리했다. 국민이 승리했다. 이명박은 항복하라.”

녹색세상 2008. 7. 7. 00:42

 

 ▲한 예비군이 6일 새벽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여한 뒤 밤샘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라면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시원한 바람을 부쳐주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7일 새벽 2시25분께 대한문 앞에서 울려 퍼진 구호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무대차에 올라 “아쉬움이 있지만 공식행사를 진행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행사는 이 자리에서 정리하겠다”면서 “무대차를 운영하면서 운전면허를 정지당하신 분도 있는 데 이 행사를 도와주신 분들께 박수를 보내자, 동의해 준다면 구호를 외치면서 이 자리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끝난 뒤 대한문 앞에 설치된 무대차의 울림은 멈췄다. 하지만 2만여 명의 시민들은 여전히 태평로와 시청 앞에 남아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밤을 새우며 ‘노숙농성’(?)에 들어간 시민들에게 라면을 끓여 주는 등 그야말로 ‘해방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 초콜릿을 선물 받고 좋아하는 노회찬(좌)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서울광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진보신당 천막이다. 심상정, 노회찬 대표는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 시민들은 줄지어 두 인사의 어깨를 부여잡고 기념 찰영을 하고 악수를 하거나 ‘힘 내세요’를 외치고 있다. 한 여성은 노 대표에게 커다란 초콜릿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노 대표는 ‘태어나서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기는 처음’이라며 즐거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집시법 개정 서명운동 부스도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 곳에서는 ‘어청수 경찰청장 수배’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데, 그것도 인기다. 또 프레스센터 앞쪽의 ‘시민악단’은 남아있는 시민들을 불러 모아 태평로를 오가면서 즐거운 새벽 도로 행진을 벌였다. 남은 것은 이명박의 ‘항복문서’일 뿐이다. 촛불교회와 진보신당의 천막은 6일(일) 오후 4시 무렵 경찰병력으로 에워싼 서울시청 공무원들에 의해 강제 철거를 당했다. 사전에 등기우편으로 통보를 하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 기본적인 행정 조치마저 지키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진보신당은 당사의 백색테러 후 두 번째의 테러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