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종교탄압
6일 오후 서울광장에 세워졌던 정당ㆍ사회단체들의 천막이 강제 철거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4시께 서울시청 직원 30명을 동원해 서울시 청사 앞에 세워져 있던 진보신당ㆍ사회당ㆍ촛불교회의 천막을 철거했다. 경찰은 경찰버스 30여대로 서울광장을 봉쇄하고, 전경 6개 중대 600명을 동원해 서울시청 직원들을 엄호 했다.먼저 사회당 천막이 철거됐다. 서울시청 직원들이 갑작스레 들이닥쳐 철거하는 바람에 사회당 당원들은 힘 한번 제대로 못 쓰고, 천막ㆍ플래카드ㆍ깔개ㆍ돗자리 등도 빼앗는 도둑질도 서슴지 않았다. 사회당 천막 오른쪽 광우병 대책회의에서 세운 ‘촛불교회’ 천막엔 박인성 ‘함께여는 교회’ 목사 등 목사 4명이 천막 철거를 저지하기 위해 앉아있었다. 하지만 시울시청 직원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천막을 들어 다른 곳에 옮겨 철거하려 했다.
▲ 6일 오후 서울시청 직원들이 서울광장에 세워져 있던 촛불교회 천막을 강제 철거하려 하자, 목사들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목사들은 천막에서 벗어나지 않고 “윤리ㆍ도덕ㆍ종교가 무너졌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목사들의 저항에 크자, 주위에 있던 전경이 투입돼, 목사들을 밀어냈다. 서울시청 직원들이 천막 골조를 접는 과정에서 그 안에서 버티던 목사들이 다칠 뻔하기도 했다. 박인성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외치는 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더더욱 종교의 상징인 촛불교회 강체철거는 용납할 수 없다”며 “상식이 있다면 정리할 시간을 줘야지, 강제 철거하는 것은 종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는 “하느님의 성전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목사 4명이 앉아 있었는데, 그대로 철거하는 무례한 권력이 어디 있느냐, 촛불집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윤 목사는 “촛불은 살아있다”고 외쳤다. 이들은 천막이 철거된 후, 천막이 있던 자리에서 마지막 예배를 올렸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철거하지 않던 강행하지 않았던 교회철거를 이명박 정권은 경찰을 동원해 서슴지 않았다. 이에 동조해 직원들을 동원해 교회까지 철거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겼다.
촛불교회를 지키려는 목사들 마저 밀어낸 경찰
이어 진보신당 천막이 경찰이 둘러싼 가운데, 서울시청 직원들에 의해 신속하게 철거됐다. 소수의 진보신당 당원들은 이를 막을 수 없었다. 진보신당 조직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학용 씨는 “백색테러를 당해 서울광장으로 왔는데, 여기서 천막을 빼앗겼고 훼손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서울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지 않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시민들은 거리로 나설 거고 우리도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서울시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인근에 쌓인 이른바 ‘삼양산성’을 빼앗으려 해 시민들과 큰 마찰을 빚었다. ‘삼양산성’은 지난 5일 오후 2시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삼양라면을 구입해 2m 높이로 쌓은 것이다. 시민 이동호 씨는 “조선일보가 ‘우지사건’을 보도해 당시 업계 1위였던 삼양라면의 점유율이 떨어졌는데, 조선일보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삼양산성’은 조선일보 보도 태도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청 직원들은 시민들의 항의로, 쌓인 라면을 철거하는 것을 포기하고, 라면을 한 시민의 승합차로 옮기는 것을 도와줬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광장을 깨끗이 청소하고, 공사를 하는 등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라면 또한 불법 적치물로서 철거하는 게 당연하다”는 어이없는 말을 전했다. 이후 진보신당과 ‘촛불교회’ 쪽은 각각 깃발을 세우고 돗자리를 구해와 천막이 있던 자리에 계속 앉아 있다. 오후 5시께 서울시청 직원들은 서울광장에 세워진 천막을 모두 철거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경찰은 오후 6시 30분 현재, 서울시청사 증축공사 현장 입구를 제외한 서울광장의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또한 경찰버스엔 경찰 방패가 걸려있고, 서울광장 한편에 전경이 대기하고 있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촛불집회는 불법집회다, 앞으로 촛불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게 되면 모두 처벌하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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