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청와대ㆍ여당 “촛불을 끄자”… 이명박 공기업 민영화 카드

녹색세상 2008. 6. 26. 03:45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강경 일색’이다. 2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속전 속결 식으로 강행하고 총력전을 펼치는 데서 드러나듯 이참에 ‘촛불’을 꺼뜨리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 정체성 도전 엄단” 발언을 두고 나오는 야당의 “신 공안정국 조성” 비판이나 쇠고기 고시 강행에 대한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부와 여당이 신 공안정국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불법 폭력 시위로 공권력이 무너지고 서민 생활이 지장 받는 것을 정부가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지금처럼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화 시대에 공안 탄압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 자체가 80년대식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한 시위 문화는 보호될 것이고, 보호하겠지만 반체제와 반정부를 목표로 벌이는 불법 폭력 시위는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고시에 초점을 맞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고시 강행을 ‘순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야권의 고시 반대를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 공세로 치부하고 ‘등원’ 압박으로 맞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쇠고기 고시는 행정절차, 국제협약에 따라 순리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치를 하는 분들이 국회에서 갈등을 해소해야지 당리당략, 전당대회 득표 등을 위해 국회에 안 들어오는 것은 잘못이다. 지금 국민들 사이에서는 ‘짜증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면합의설’ 등을 거론, “더 이상 관보 게재를 늦추면 의혹이 진실이 되고 정국은 오도된 정보에 춤출 수 있다”고 고시 강행 배경을 설명한 뒤 추가합의문 전문 공개 방침을 밝혔다. 여권의 기류는 “쇠고기 파동이 진정되고 있는 만큼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 전체적으로 한 번 분위기도 잡고 정리를 하고 가자”(청와대 관계자)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이 상황을 봐가며 ‘다음 카드’를 꺼낼 것이고, 그 카드가 공기업 민영화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공기업 선진화’(?)를 뒤로 미뤘으면 하는 한나라당과 달리 이 대통령이나 핵심 참모들은 이 문제를 선결 과제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공기업 선진화’를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해야 할 일”로 규정하고 “철저히 준비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관 대변인도 24일 수석비서관회의 브리핑을 통해 “개혁 과제를 전략을 갖고 치밀하고 착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개혁의 후퇴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개혁의 구체적인 청사진도 없는 상태에서 말로만 하는 ‘개혁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요 우롱이다. (경향신문/최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