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연구기관 이어 농수산식품부 공무원도 양심선언
‘4대 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계획’ 양심선언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농림수산식품부 소속 공무원의 양심선언이 나왔다. 이진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농림수산식품부지부 지부장은 지난 26일 오후 6시 노조 홈페이지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즉각 재협상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부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여학생과 아주머니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절절한 우려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들으면서, 농식품부 공무원으로서 앞에 나가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지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협상은 한마디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이라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나치게 훼손한 협상에 대해 아는 한도 안에서 설명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입장을 밝히기까지 겪었던 내적 갈등에 대해서도 솔직히 밝혔다.
▲ ‘쇠고기 양심선언’을 한 이진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농식품부지부 지부장을 응원하는 댓글이 농식품부 지부 자유게시판에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발표를 자제해 달라는 기관 측의 지속적인 부탁 ▲ 협상담당 주무부처 당사자이자 제 동료이기도 한 우리 부 직원들의 사기 ▲ 본인이 농식품부에 근무하면서도 전문가가 아니어서 협상내용에 대한 이해부족과 정보 부재 ▲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 우리 지부에 닥칠 탄압과 어려움 등으로 무한한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22일 대통령의 담화문, 23일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 부결, 그리고 24일과 25일에 벌어진 촛불문화제 참가자에 대한 물대포 발사와 대규모 강제 연행소식을 접하며 국민의 녹을 먹고 있는, 그리고 농식품부의 한 공무원으로서 참담한 마음과 함께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으로 판단돼 제 입장을 밝힙니다.“
“장관이 되풀이 했던 OIE 규정, 과학적 기준, 안전성이라는 말에 신물 나”
그는 개인적 갈등과 고민 토로를 넘어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 농식품부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부는 고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농식품부 장관이 그토록 되풀이했던 OIE(국제수역사무국)의 규정과 과학적 기준, 안전성이라는 말에 이제 신물이 난다”며 “조금 더 세부적인 예를 들면, 협상결과에 미국 도축장 승인권한을 90일까지만 우리 정부가 갖고 이후부터는 미국이 갖게 되어 있는데, 이는 OIE규정은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지부장은 “정부는 SPS(동식물위생협정)상 동등성 즉 상대국이 인정한 도축장 인정 등을 내세우겠지만, 이는 그간의 협정내용과 전혀 다른 것”이라며 “95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에도 승인 권한은 한국이 갖고 있었고, 이 조항은 우리 정부가 작업장 지정을 취소할 권한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제소당한 전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미국이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인정된 지난해 5월 이후 협상을 한 멕시코는 살아 있는 소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금지했고,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새 수입위생조건을 합의하면서 척추뼈 전체를 수입금지 품목인 SRM으로 분류했다”며 “최근 협상을 한 멕시코, 말레이시아는 물론 일본, 대만에서는 OIE 규정도 모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서, 아니면 국민의 안전을 너무 지나치게 염려해서 그런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부장은 “농식품부 공무원으로서 이렇게 자괴감이 많이 든 시기는 처음”이라며 “지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일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묵묵히 맡은 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우리 부 대다수 공무원들을 오해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농식품부지부 홈페이지(http://agri.kgwu.org)에는 “이 시대의 진정한 공직자 상(시대를 리드하는 자)”, “이것이 바로 진짜 공무원의 모습이다(힘내삼)”, “농림부 공무원 이진님을 지킵시다(아고라)” 등 댓글이 수백 개가 달리는 등 시민들로부터 격려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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