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살아서 설치는 광주학살의 원흉들
온라인 모임 위주로 활동해온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이 처음으로 사무소를 마련하고, 전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사모는 19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칠성동의 한 건물의 3층을 임대해 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사무소는 칠성시장 입구에 있으며, 전사모는 신천대로 방향의 건물 외벽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이란 네온간판을 내걸 예정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5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했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 측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심의조 합천군수와 전씨종친회 등에서 화환을 보내오기도 했다. 광주학살의 원흉인 인간백정을 사랑한다는 그들에게 ‘80년 5월 광주학살의 피해 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지. ‘사무소 마련에 대해 전 전 대통령 측과 협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전 전 대통령이 좋아서 모인 팬클럽이다. 사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휘호를 부탁해 놓았는데 써 주실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 이외에는 접촉 하지 않았다”고 전사모 회원들은 말한다.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안 된다’고 전두환은 벌어진 입이라고 지껄여 웃음이 사라진 국민들에게 웃음 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 전두환이 움직일 때 마다 수십명의 경호원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 돈은 어디서 나온 것이란 말인가? ‘전사모는 5.18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사 측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승연씨는 ‘회원들과 아직 논의는 안 해봤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강영훈 전 국무총리와 민병돈씨 등이 영화 제작진을 고소 고발해 놓은 게 있어 우리 단체에서 별도로 소송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100~300억원대 소송 이야기가 나왔지만, 인지대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인지대도 장난이 아니다. 정권도 바뀌었으니 굳이 소송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느낌을 풍겼다.
그러면서 그는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은 합천에서 일해공원(옛 새천년생명의숲)이 확정되었다. 심의조 합천군수가 이전에 공약을 내걸기도 한 것으로 안다. 합천이든 어디든 전 전 대통령의 기념관이 필요하다”면서 “만에 하나 합천에서 기념관을 건립한다면 전사모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자금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관 건립의 경우 국민 정서상 반대 목소리가 높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남녀가 사랑한다면 부모가 반대해도 부모 말을 듣지 않고 결혼한다. 우리는 팬클럽으로, 그런 여론은 개의치 않는다”면서 “대통령을 지낸 분이기 때문에 기념관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민사회단체 ‘기념관 절대 안 된다’
‘전사모’가 사무소를 내고, 합천군수가 화환을 보내고, 전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이야기까지 나오자 시민사회단체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의사 표현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 그런 곳에 화환을 보낸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건립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큰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학생운동과 관련해 강제징집으로 군대 끌려가 어깨를 다쳐 30여년 넘게 고생하고 있는 어느 목사는 “심 군수가 군민의 뜻을 내세워 자기 공약이라며 인간백정 전두환과 관련된 일을 하겠다고 하는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살인마의 기념관은 누가 추진하든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두환은 백범 김구 선생을 살해한 안두희가 노년에 몽둥이 맞아서 죽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전두환ㆍ노태우 같은 인간들이 살아 있다는 것은 국가적인 망신이요, 대한민국 정치권의 수준을 말해주는 증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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