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꼿꼿 장수, 사과하라’

녹색세상 2008. 3. 26. 15:17
 

피우진 2심 첫 공판 ... 전 국방장관 김장수 후보 사과 요구

 

유방암으로 유방 절제수술을 받고 강제 퇴역 조치된 피우진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가 국방부의 항소로 25일 오후 2시 40분 서울 고등법원에서 2심 1차 공판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5일 피 후보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퇴역처분 소송에서 승소한 지 5개월여 만이다. 군이라는 거대 권력에 맞서 외롭게 싸워왔던 1심 재판과는 달리 이날 피 후보는 진보신당 당원들과 함께 고법을 찾아 오후 2시 경 서울 고법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피 후보와 진보신당은 국방부가 항소를 철회할 것과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현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가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전 의원은 “피 후보는 수술 후 체력검정에도 문제가 없어 현역복무에 지장도 없고 1심에서 강제퇴역이 부당하다는 재판부의 판결이 내려졌다”며 “국방부는 쓸데없는 고집을 접길 바라고 군의 허울좋은 권위주의와 자존심 앞에서만 꼿꼿했던 김장수 후보는 자신의 재임시절 결정된 피 후보의 강제 전역과 항소 결정에 대해 응답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당원들과 피우진 후보(왼쪽 세 번째)가 2심 첫 재판 전에 국방부의 항소 철회와 김장수 장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피우진 후보는 기자회견 후 잠시 동안 가진 ‘레디앙’과의 대화에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제라도 항소를 철회해 오히려 국방부가 군의 명예를 어지럽히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장수 후보는 내 퇴역명령을 내린 참모총장이었고, 국방부에 인사소청을 낼 때 국방부 장관으로 기각결정을 내렸다”라며 “만약 국회의원이 된다면 둘 다 군사 전문가로서 국방위 소속이 되어 만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된다면 정말 얄궂은 운명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판은 본 재판 전 서류심사 등 기본요건 점검 정도로 이루어졌으며 본격적인 변론이 오가는 2차 공판 예정일은 4월 15일이다. (레디앙/정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