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5일 피의자 채모 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채씨는 이날 10여분 정도 이어진 현장 검증에서 경찰과 언론사 등 수많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숭례문에 올라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장면을 담담한 표정으로 태연하게 재연했다. 현장검증에 앞서 심경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채씨는 “이 모든 일이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자신의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정부에 진정을 냈지만 해결해 주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채씨는 “순간적인 감정에 이런 일을 저질렀으며 나 하나 때문에 숭례문이 무너질 줄은 몰랐다”며 “인명피해가 없었고 문화재는 복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장 검증을 마친 채씨는 “문화재를 훼손한 것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사과했다.
경찰은 현장검증이 마무리됨에 따라 범행을 자백한 채씨를 오는 21일까지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입감시켜 보강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채씨가 범인임을 입증할 만한 추가 증거물들을 확보, 공개하고 채씨를 구속했다. 경찰이 추가로 공개한 물증은 범행 당일 일산 백석역에서 숭례문 근처 삼성 본관까지 운행하는 버스 안에 채씨가 시너가 담긴 배낭과 접이식 사다리를 들고 승차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채씨가 신었던 운동화 앞부분에 숭례문 기둥에 쓰인 염료가 묻은 사실 등이다. (뉴시스/양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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