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무한도전’, 호미로 막을 수 있었는데…

녹색세상 2008. 1. 24. 15:01

 

 

 

‘무한도전’표절 시비가 점입가경이다. 표절이 고질병처럼 돼버린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불신이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다. 과거 방송사 PD들이 일본 방송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방송계의 공공연한 비밀을 알고 있는 이들이다. 현시점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대표로 뭇매를 맞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연말 ‘가요대제전’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을 앞세워 만든 오프닝 영상이 일본그룹 ‘스마프’공연 영상과 판박이처럼 똑같아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상황이다.


‘무한도전’이 최근 방송한 ‘달력 만들기’, ‘재생에너지’특집방송도 각각 일본 요미우리TV의 ‘가키노츠카이-두남자의 달력’, 니혼TV의 ‘디노아라시-에너지’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담당 김태호 PD는 “표절은 말도 안 된다. 일본 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다. 볼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 한다”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반응은 역효과를 낳고 있다. ‘무한도전’관련 표절 의혹들은 데이터 베이스 처럼 쌓이고 있다. 효도르 편의 뺨때리기 기계, 몰래카메라를 역으로 속이는 김수로 편, 월드컵 특집 때 시도한 물공차기 등이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서먹서먹한 두 연예인을 데이트시키는 하하와 정형돈의 ‘친해지길 바래’와 ‘5m 달리기’에피소드는 일본 프로그램과 게임방식, 카메라 앵글, 웃음을 주는 요소들이 일치해 의혹을 확신으로 몰아가고 있다. 일부로 전체를 매도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의심에도 “표절이 아니라 패러디일 뿐”이라는 MBC의 대응은 시청자를 실망시켰다. ‘표절타도’, ‘안티 무한도전’움직임은 상당부분 자초한 것들일 수 있다. 방송사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표절을 방지하는 가이드라인과 처벌기준 등을 포함한 프로그램 제작지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자사 PD 감싸주기’식 대응으로는 시청자의 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뉴시스/김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