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중견배우, 살짝 한물 좀 가신 분들이 모여서 하다 보니 돈 적게 들고 돈 버는 것”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이명박씨는 ‘불가피한 낙태’와 ‘돈 적게 들고 돈 버는 것’에 대해 말하려고 했다고 한다. 맞다 그의 발언의 취지는 ‘불가피한 낙태’이고 ‘효율적인 투자’이다. 그의 발언의 뜻을 오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그가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 단어나 어휘를 갖다 썼다는 것이다. 불가피한 낙태를 설명하기 위해 ‘불구(장애인)’라는 예를 들었고, ‘효율적 투자’를 위해 ‘한물간 중견배우’라는 말을 했다. 그는 그게 세상의 언어라고 강변했다.
‘불구’ 대신에 ‘부모가 원치 않는’이란 말을 쓸 수 있다. ‘한물간 중견배우’ 말고 ‘돈만 비싼 배우 안 쓰고’로 바꾸어 써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된다. 말하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그는 세상의 언어를 말한 게 아니라 자신의 언어 목적을 위해 단어를 희생한 것 일뿐이다. 뜻만 전달된다면 자신이 선택한 단어에 해당되는 집단들이 얼마나 상처받을지 생각지 않고 함부로 고른 것이다. 여기에서 그의 ‘목적을 위해서 희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생관이 드러난다. ‘장애인’과 ‘중견배우’를 희생시켜 말을 전달하듯, 그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위해 웬만한 희생은 감수하길 요구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의 언어에서 이런 그의 인생관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익숙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 정당화된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한국사회는 아주 복잡해져서 이제 한 집단을 희생시켜 다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아무리 뜻이 옳아도 그 뜻에 희생당하는 집단이 있으면 이해시키고 배려해야만 한다. 왜 진정성을 몰라 주냐며, 그 정도 희생 국가를 위해 못하냐고 호통 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런 태도는 우리 사회의 균열과 혼란을 더 야기 시킬 뿐이다.
이명박씨는 자신의 언어가 세상의 언어라고 했는데, 세상의 언어는 그렇지 않다. 뉴스의 악플이 난무하는 댓글 정도에서나 그냥 넘어갈까, 웬만한 게시판에서 이명박씨 같은 말은 금새 지적대상이다. 어느 집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을 일반인도 삼간다. 이미 세상의 언어는 정치적 고려를 충분히 하고 있다. 그는 또 자신이 장애인을 위해 많은 것을 해주었는데, 정제되지 못한 언어만 따지지 말라고 했다. 이건 변명이 아니라 자백 수준이다. 말을 막 해도 해준 게 있다는 얘긴데, 집에서 부리는 하인에게나 맞는 얘기다.
장애인은 우리사회에서 일정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치력을 집단이다. 정치인 이명박이 해야 할 일은 그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그들의 정치력을 존중하면 될 일이다. 장애인에 대해 말 함부로 하지 말라는 거다. 그의 장애인 비하발언은 소수집단의 정치력을 우습게보고 나온 말일뿐이다. 이미 드러난 이명박씨의 인생관으로 봤을 때 이와 같은 말실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집단의 정치력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없는 이명박씨는 ‘그게 왜 실순데’만 계속 외치고 다닐 것이다.
대통령에 나서는 사람이 이렇게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 마구 하다가 언론에 두들겨 맞는 것 보지 않았는가. 그리고 말실수 좋아하는 보수신문은 왜 이리 조용한지 모르겠다. 그럼 앞으로 정치인의 말실수는 관대해지기로 합의보신건가? 정치인의 말실수로 신문 전체 면을 도배한 것보단 보기 좋다고 해야 하나. 그런 점에선 나아졌다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참 다행이다. (MoveOn21.com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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