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책

행복마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녹색세상 2007. 5. 1. 22:30

   최근 ‘행복마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란 주제로 일본의 주요 지역을 견학하였다. 일주일 동안 야쿠시마, 유후인, 야마구치, 오카야마 등을 방문하면서 행복마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일본의 경험을 살펴보면,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농업에서 상공업과 서비스업으로 산업이 바뀌었고, 고령화를 경험하였다. 이들은 농사를 짓지 않거나 덜 짓고도 지속가능한 소득원을 개발했다. 관광객을 지역에 유치하여 새로운 수입원을 찾고, 공동체운동을 통해서 지역에 활기를 되찾았다.


  야쿠시마라는 곳은 인구가 1만 4천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가고시마항구에서 쾌속정으로 두시간 반정도 걸리므로 흑산도처럼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인데, 관광수입이 짭짭하다. 섬 전체의 약 20%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다. 험한 산이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인데, 바로 그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것이다. 흔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야쿠시마는 철저히 보전하여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야쿠시마는 산과 바다를 주제로 매달 이벤트를 만들어서 연중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벤트는 관광사진 콘테스트, 조깅, 산 기원제, 바다 기원제, 바다축제, 행군, 등산, 여름축제, 원시림 걷기 대회 등이다.

   행복마을을 만들 때 주민의 참여와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유후인에게 배울 수 있었다. 유후인은 온천으로 유명한 뱃부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온천도시이다. 한때는 미군이 주둔하였고, 현재도 자위대가 주둔하는 군부대 입접 지역이다. 동두천이나 송정리 같은 지역이고, 한때는 미군을 상대하는 술집이 무성하고 깡패들이 활개를 쳤다고 한다.

  바로 그 지역이 50년동안 주민운동을 통해서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지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유후인을 가족단위로 찾아와서 쉬었다 가는 휴양지로 개발하였다. 여성들이 밤에도 걸을 수 있도록 치안을 유지하고, 골목길과 실개천까지 그대로 살려서 친환경도시를 만들었다. 관광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거대한 시설물을 짓거나 대형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회관에서 음악회를 개최하여 관광객을 가족과 같이 맞이하였다. “유후인에는 영화관이 없지만 영화제를 개최한다”는 표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행사를 통해서 관광객을 불러 들였다.


  우리는 아직도 행복마을을 시설물에서 찾는 것은 아닐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있고, 행복마을은 바로 우리 동네 골목길에 있지 않은가? 필자가 견학한 일본의 마을은 담장이 없었다. 울타리는 나무로 조성되었고 그 높이는 1미터 20센티 정도이었다. 단독주택의 주차장도 차가 있을 때에는 개인공간이지만, 차가 없을 때에는 도로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제 남의 것을 부러워할 때가 아니다. 스스로 실천하여 행복마을을 만들어보자. (이용교/광주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