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책

대한민국에는 집이 남아돈다.

녹색세상 2007. 3. 12. 21:03

[대한민국 주택지도-전국 편①] 시리즈를 시작하며

 

  ‘대한민국 주택지도’는 민주노동안 내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손낙구(심상정 의원 보좌관)씨의 역작이다. 그는 의정활동 틈틈이 각종 정부 통계자료를 섭렵해, 전국과 광역단위 그리고 기초단위까지 부동산 현황을 꼼꼼하게 따지고, 분류해서 ‘지도’를 만들었다.

  정부라면 장시간에 걸쳐, 적지 않은 인력을 투입해야 나왔을 법한 이 작업을 그가 무지막지하게 혼자 진행한 것은, 필자 스스로 서민으로서 겪은 집에 대한 고통의 체험과 아주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서민의 편에 서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주거 정책을 마련해야 된다는 필자의 ‘현실적인 사명감’이 이런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게 만들었을 것이다.

  <레디앙>은 전국지도, 광역지도, 기초단체 지도를 연재하고 한 곳으로 모아 놓음으로써,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주택 사정을 파악하고, 각 지역 차원에서 이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 글은 서민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활동하는 분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썼다. 특히 지역에서 뛰는 분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됐으면 한다.  걱정, 자식 교육과 취직 적정, 노후 건강 걱정으로 하루 24시간을 보내는 게 우리나라 서민들 처지이니, 집 걱정만 덜어줘도 얼마나 행복할까. 더구나 아파트 값이 미쳤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하늘로 치솟고 있으니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하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알맹이도 결국 주거, 교육, 의료 문제를 해결하려 성심성의껏 활동하는 일 아니겠는가.

 

  ‘서민들 피부에 와 닿는 일’은 갈수록 진보운동의 화두가 될 것이고, 그럴수록 지역단위에서 보다 세심하게 활동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다. 주택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동네 우리지역의 주택문제’를 제대로 따져볼 만한 통계자료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그 동안 나온 주택관련 통계는 대부분 전국을 단위로 한 것이고, 드물게 있는 16개 광역시도 단위의 자료도 들쭉날쭉 이다. 더구나 시,군,구 단위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꼴 필요한 234개 자치구별 통계는 아예 없다. 이 글은 전국단위와 16개 시도의 주택 지도를 먼저 살피겠지만, 234개 시군구별로 통계를 중심으로 다음의 일곱 개 항목별로 주거상황을 살펴보는 데 최종 목적이 있다.

 

첫째, 집은 몇 채이고 집이 필요한 가구 수는 얼마나 되며, 집은 남는지 모자라는지
둘째, 자기 집에 사는 사람과 셋방살이를 떠도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셋째, 집을 두 채 이상 여러 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되며 몇 채씩 갖고 있는지
넷째, 셋방살이를 떠도는 사람들은 전월세 사글세를 얼마나 내고 사는지
다섯째, 지하방 옥탑방 비닐집 움막 등에서 제일 어렵게 사는 분들의 현황
여섯째, 셋방 사는 사람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동네별로 몇 채나 있는지
일곱째, 앞으로 5년 안에 지을 공공임대주택이 얼마나 되며 과연 충분하지.

 

  이 자료는 어디까지나 중앙정부 각 기관에서 확보한 자료이므로 이를 기초로 지역마다 의미 있는 계획과 실천의 바탕이 됐으면 좋겠다. 일곱 가지 항목을 채우는 게 쉽지 않았지만 지역에서 활동계획을 세우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지역마다 실천이 쌓이면 저절로 채워지리라 기대해본다.

 

  통계는 모두 필자가 민주노동당 심상정의원실 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통계청,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한테서 제출받은 정부의 공식통계를 활용한 것이다. 특별히 자료 출처를 달지 않은 통계는 통계청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이고, 임대주택 관련 통계는 건교부, 보유건수별 다주택자 현황은 행정자치부 것이다. 주택관련 통계를 내는 정부 각 기관도 시도는 물론 시군구 단위의 통계를 거의 내보지 않아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거듭되는 자료요청에도 담당 공무원들이 애를 써줘 해결할 수 있었다.

 

  필자의 게으름 탓에 손을 댄 지 넉 달 여 만에 전국단위와 16개 시도의 주택 지도를 일단 완성한 상태에서 발표하게 됐다. 실제 목표를 뒀던 234개 시군부별 주택지도는 하루에 한 곳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곧바로 이어 실을 수 있도록 하겠다. 모쪼록 실천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한다.

 

주택보급률 105.9% … 집 73만2천 채가 남아돈다.


  통계청의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나타난 가구 수는 일반가구가 1천5백887천288가구, 집단가구가 1만6천551가구, 외국인 가구가 8만4천595가구로 구성돼 있다. 일반가구 중에서 주택보급률을 낼 때 제외되는 비혈연 5인 이하 가구와 1인 가구를 뺀 혈연가구 즉 보통가구는 1천249만507가구이다.

 

  총주택 수는 1천322만2천641호로 이 가운데 아파트가 52.3%인 696만2천689호로 가장 많고, 단독주택 426만3천541호(32.3%), 다세대주택 122만9천208호, 연립주택 55만8천513호,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20만8천690호 순이다. 주택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 이외의 거처 수는 20만6천511호이다.

 

  총주택수를 보통가구(혈연가구)수로 나눈 주택보급률은 105.9%이다. 주택 총조사가 시작된 1960년 이래 45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수가 가구 수를 뛰어 넘어, 국민 전체가 한 가구 당 집을 한 채씩 갖고도 72만3천호가 남는 ‘집이 남아도는 시대’가 온 것이다.


  16개 시도 중 주택보급률이 100%를 밑도는 곳은 서울(89.7%), 대구(92.5%), 울산(99.7%) 세 곳이 전부이다. 부족한 주택수도 서울 26만5천600호, 대구 4만9천400호, 울산 800호로 총 31만5천800호 수준이다. 나머지 13개 시도는 모두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고 전남(135.4%), 충남(129.1%), 강원(126.8%), 경북(126.0%), 전북(125.5%), 충북(119.5%), 경남(115.8%), 제주(111.1%) 등 8곳은 110%를 훌쩍 넘어 최고 135.4%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보급률100%가 넘은 13개 시도에서 남는 주택 수는 총 104만7천600호로 시도 한 곳 당 8만호씩 남아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