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흘러나온 방사능에 오염된 참다랑어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잡혔다.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다랑어가 1만㎞ 이상 이동한 것이다. 10년 뒤면 후쿠시마에서 방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해류의 흐름을 타고 태평양 전역으로 확산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후쿠시마 사고가 보도되지 않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를 통해 엄청난 양의 방사능 물질이 땅과 대기와 바다를 오염시켰고, 방사능은 인체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 일본 국회를 에워 싼 탈핵 시위대가 핵발전소 폐기를 외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방사능 오염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2011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핵발전소 전기를 생산한다. 일본은 후쿠시마 이후 핵발전소 운영을 차례로 중단하면서 현재 1기만 가동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우리가 곧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핵 전기를 생산할 판이다. 국토면적 대비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동 중인 핵발전소 23기이며 앞으로 10기 이상 더 지을 계획이다.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설계수명이 끝났다. 그만큼 핵발전소 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고리1호기는 불안 불안하다. 1977년 완공된 고리1호기는 2007년 수명이 끝났지만 10년을 연장해서 가동하고 있다. 지난 2월9일, 주전원이 끊기고 비상발전기까지 가동되지 않는 상황이 12분이나 지속되었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몰랐다’며 오리발 내밀기에 바빴고, 그 와중에 한수원 직원들은 핵발전소 납품비리로 22명이 쇠고랑을 차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고리1호기를 가동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26일 기자간담회에서 8월 3일 재가동을 발표했다. 어떻게 이렇게 엉터리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후쿠시마의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고리1호기 재가동은 지경부 장관이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여름철 전력생산 여건이 좋지 않지만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전체 전력생산의 1%도 안 된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고리 1호기를 재가동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기 낭비를 줄이고 아껴 쓰자고 호소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아직도 에어컨을 틀고 가게 문을 열어놓은 채 영업을 하는 가게들이 있고, 낮에도 필요 없는 조명을 낭비하는 곳들이 많다. 우리나라 전력의 50% 이상을 소비하는 산업계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지경부는 그동안 낮은 전기요금 체계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전력소비 급증을 방조해왔다. 전기요금이 등유나 석유에 비해 싸다보니 산업계가 전력으로 에너지원을 바꾸고, 가정에서도 전기난방 수요가 급증해 겨울에도 전력피크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수요관리 실패로 발생한 전력난을 고리1호기 재가동의 빌미로 삼는 것은 무능을 넘어 부도덕한 일이다. 고리1호기의 위험 부담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핵산업계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산업구조와 삶의 방식을 에너지 저 소비 구조로 전환하도록 정부와 정치권에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의 ‘원전1기 줄이기 정책’과 45개 기초지자체가 참여하는 ‘탈핵-에너지 전환도시’ 만들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부터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량을 늘여가야 한다. 핵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면 반드시 방사능 물질이 생성된다. 핵 전기를 덜 쓰고 싶다면 낭비하는 전력부터 당장 잡아야 한다. 2020년대가 되면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절반 이상이 수명이 끝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핵쓰레기가 전 국토를 덮을 날이 머지않았다. 이제는 핵 전기 소비 시대가 아니라 책임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이유진 페북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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