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교회에서, 훈수는 장기나 바둑판에서
진보신당의 대의원대회 결과를 두고 곳곳에서 훈수를 두고 있다. 몇몇 훈장들과 목사들이 훈수를 많이 두는 걸 보니 직업병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일이 생기면 호들갑을 뜨는 그 모습에서 진보정당에 대한 ‘고민이 담긴 비판’은 전혀 보이지 않고 훈수만 두는 것 같아 불편하기 그지없다. 아우인 김민석이 서울시장 출마할 때 ‘한나라당 당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던 김민웅 목사가 언제부터인지 진보정당에 대해 거들기 시작했다.
얼마나 갈지 모를 김민웅 목사의 18번이 민주연합에서 ‘진보정당 통합’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그렇다면 왜 그런지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밝히는 게 지식인이자 우리 사회를 걱정하는 종교인의 자세 아닌가? 오히려 “노회찬, 심상정은 결단해야 한다”며 ‘민주대연합으로 가야 한다’며 최고 의결 기구 결정을 거부하라고 부추기는 심한 말도 서슴지 않는다. 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에게 조직의 최고 결의사항을 그만두라는 것은 ‘당원중심의 정당’인 진보신당의 기본도 모르는 소리다.
얼마나 진보신당에 대한 걱정이 많기에 ‘심상정ㆍ노회찬 만한 진보적 정치자산을 이뤄내는 일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도정치권 무대에 진출하지 못한 채 소수파 지도자로서 남는다는 것은 국가 전체로 보아도 손실’이라니 고맙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진보신당은 ‘당원들이 등대라면 심상정ㆍ노회찬ㆍ조승수는 전구’인 구조란 것부터 아는 게 순서다. 이런 것도 모르고 진보신당에 대해 훈수를 두는 것은 엄청난 결례란 것을 알아야 한다.
연립정부 구성반대는 진보정당의 의무
그것도 부족한지 “시민사회의 요구가 보다 강하고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한다. 선거 때 마다 진보진영의 후보사퇴를 요구한 그들이 나서라는 건 진보신당에 대한 모독이다. 노회찬 전 대표가 거론한 가설정당론은 당에서 안건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심상정 씨가 미국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거론한 ‘연립정부 구성’은 대의원 대회에서 부결되었다. 부결된 지 얼마 되었다고 당론까지 거부하고 돌아서란 예의가 아니다.
진보신당 대의원들과 당원들이 그렇게 만만해 보이는가? 한수 지도하고 설교 들어야 할 교인으로 착각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현장에서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참관하면서 여러 대의원들에게 ‘분위기가 어떠냐’고 묻자 한결같이 “성향을 알 수 없는 대의원들이 20퍼센트가 넘어 어느 안건도 장담할 수 없다”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던 심정을 아는지 모르겠다. ‘남의 일에 너무 나서지 말라’는 말을 김민웅 목사에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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