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아름다운 앞산 달비골을 더럽힌 태영건설과 용역깡패들.

녹색세상 2009. 3. 5. 19:35
 

눈비가 내리면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 작업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월 3일 새벽부터 앞산 달비골에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새벽 6시 기습적으로 벌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월 4일 오후 3시경 계곡을 사이에 두고 주민들과 태영건설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대치를 하다가 이들이 주민들 쪽으로 벌목을 하러 넘어왔습니다. 체인톱 5대를 앞세우고 3~40명 정도 되는 용역깡패들이 그 구역을 막고 있는 주민들 쪽으로 돌진했습니다. 나무는 무참히 잘려 나가고 용역깡패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 와중에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아주머니 한분이 떠밀려 그 자리에서 실신했습니다.

 

▲ 불법 벌목을 저지하려는 주민들과 용역깡패들이 뒤얽혀 있다. 이런 와중에 용역깡패들에 의한 크고 작은 폭력이 몰래 발생하기도 한다. 검은색 복장이 태영건설이 ‘일일계약’이란 편법으로 동원한 용역깡패들이다.


의식을 잃은 아주머니가 119구급차로 병원에 후송하고 나서 달서경찰서 정보과 형사에게 요청했습니다. “사람이 쓰러진 상황에서 작업을 계속 하는 건 반인간적이다. 태영건설 현장책임자에게 오늘 벌목을 중지하게 해 달라”고 전화를 요청 했고 형사는 전화를 걸겠다고 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지 30분도 지나지 않은 4시 30분 무렵, 조금 전에 일어났던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조금 전 당했던 4조 주민들에게 아까와 똑같은 방식으로 계곡을 건너와 그 주민들을 덮쳤습니다. 체인톱 5대를 앞세우고 40여 명의 용역깡패들과 태영건설 직원들이 몰려와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 와중에 정수근 꼭지가 용역들에게 밀려 쓰러지면서 돌탑에 머리를 박고 굴러 떨어져 나무사이에 처박히고 말았습니다. 상황실장을 맡고 있어 기선을 제압하려 고의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의혹이 매우 짙습니다.


그 다음 멀쩡하던 용역깡패 한명이 다리를 다쳤다며 땅바닥에 바로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다시 119구급차가 와서 두 사람을 후송하고 간 후 5시가 훨씬 넘어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방금 전 폭력을 당했던 주민들에게 또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하는 건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들은 인간도 아닙니다. 연약한 부녀자들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몸서리칠 정도의 공포감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폭력에 대한 공포감과 주민들의 절규가 하루 종일 달비골에 메아리쳤습니다. 더욱 끔찍한 폭력은 바로 대구시의 태도입니다. 벌목 2일째 여성주민이 전기톱에 베어 50바늘을 꿰매야 하는 폭력사태가 일어났고, 이번 주 월요일부터 용역깡패들이 서른 명 넘게 동원되어 크고 작은 폭력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공사현장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방치한 채 팔짱만 끼고 있는 대구시의 태도가 더 큰 폭력입니다.

 

 ▲ 달비골 강제 벌목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태영건설 직원들과 ‘일일계약’이란 편법으로 동원한 40여 명의 용역깡패들.


밤에 실신한 아주머니가 계신 병원에 대구시 종합건설본부 토목1과장이란 사람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소식을 듣고 있겠지만 ‘우리 얘기도 들어 달라’며 실신 사고가 일어난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데, 토목1과장은 중간에 말을 자르면서 자기는 ‘그런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며 막무가내로 자리를 떴습니다. 아무리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 하더라도 시민의 말을 듣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 아닙니까? 그것조차 하지 않겠다는 게 바로 이 공사를 밀어 붙이고 있는 대구시의 분명한 태도입니다. 충돌과 폭력사태를 어떻게라도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가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밥값도 못하는 공무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럴 땐 사료값도 못한다고 합니다.)


‘얘기를 하고 싶으면 내일아침 9시에 종합건설본부로 오라’는 말만 해대었습니다. 제가 내일아침 종합건설본부로 가야 할까요? 저는 내일새벽부터 또다시 주민들을 카메라로라도 보호하기 위해서 달비골에서 뛰어 다녀야 하는데..... 대구시종합건설본부  주무부서인 토목 1과의 담당자인 김재영 씨에게 달비골 상황을 말하면서 “주민들의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에 와서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라”고 하자 “태영건설 측에 주민들이 때려도 맞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는 기가 막힌 소설을 한 편 쓰더군요. 태영건설과 대구시의 유착이 얼마나 끈끈하기에 그런 말이 불쑥 튀어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화가 나 “공무원이 무슨 소리를 하느냐? 누가 누구를 때린다고 그런 헛소리를 해대느냐?”고 강력히 항의하자 말을 흐렸습니다. 앞산 달비골 강제 철거는 대구시의 묵인 하에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