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두지 않겠다” 시민들 향해 위협방송도
지난 주말 수만 명이 모인 서울 도심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대응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1일 밤부터 22일 아침까지 이어진 밤샘 거리시위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분말소화기를 뿌리는가 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의 경고방송으로 시위대를 위협하기 했다. 밤샘 대치과정에서 시민과 경찰 수십 명이 다쳤다. 21일 자정께부터 경찰과 시위대는 서울 세종로 네거리의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격렬하게 대치했다. 시민 수백여 명이 밧줄을 걸어 경찰버스를 끌어내려 했고, 진압 경찰은 분말소화기를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며 이를 저지했다. 경찰은 평소와 달리 채 1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시위대를 향해 소화기를 직사했고, 바리케이드 바로 앞에 있던 수백여 명은 소화기 분말을 잔뜩 뒤집어 쓴 채 기침과 구토, 안구 통증 등을 호소했다. 이 장면을 찍으려 경찰버스 위에 올라간 원아무개 씨는 서너 차례 집중적인 분말 세례를 받고 한동안 혼절하기도 했다.
▲ 기자의 취재마저 폭력으로 가로막는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 인권후진국 권력 졸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위대를 자극ㆍ위협하는 경고방송도 잇따랐다. 경찰은 “여러분이 부르는 노래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사가 있는데, 과연 여러분의 행위가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판단하라”고 비아냥대는가 하면, “불법 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는 절대 해산하지 말라. 우리 경찰이 당신들을 반드시 검거해 책임을 묻겠다”고 시위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또 “절대 가만두지 않는다”는 등 상식 이하의 말까지 나왔다. 회사원 김아무개 씨는 “경찰이 정부와 시민 사이에 끼어 곤욕을 치르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시민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거나 도에 넘는 발언을 하는 것 등은 문제가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과잉진압 논란이 컸던 물대포는 사용하지 않았다. (한겨레/최현준 기자)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수단체, KBS서 일인시위 하던 여성 집단 폭행 (0) | 2008.06.24 |
---|---|
국정원은 왜 내부 고발자를 해임했나? (0) | 2008.06.24 |
검찰청 누리집, 누리꾼들 자수 행렬 (0) | 2008.06.22 |
대구의 촛불 청소년들의 카드섹션 보실라우? (0) | 2008.06.22 |
“앞으로도 촛불소녀 무시하지 마세요” (0) | 2008.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