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포스코는 건설노조 죽이기 당장 그만두라”

녹색세상 2008. 1. 16. 18:42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조,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공동성명


  지난 3일부터 “건설노조 죽이기 중단”을 요구하며 포항제철소 1문 앞에서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가 컨테이너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조,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14일 공동성명을 내 포스코의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6년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하중근 열사가 목숨을 잃었던 포항지역 건설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에 대해 법원에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신청, 10억87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28일 플랜트노조 포항지부의 조합비를 포함한 모든 통장, 노조 소유 토지에 대한 가압류와 함께 포항지역 15개 전문건설업체에 대한 추심명령신청으로 조합비 징수를 원천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플랜트기능학교 지원금과 노동문제삼담소 지원 통장까지 모조리 압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의 포항제철 1문 앞 컨테이너 농성장


  건설노조는 가압류조치와 함께 포스코가 발주처-원청-하청으로 이어지는 건설 다단계구조를 이용해 전문건설업체까지 직접 통제, 건설노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2006년 공개된 포스코의 노무관리 문건을 증거로 들었다. 문건에는 “포스코의 설비투자계획실은 합리화 공사에 대한 노사문제 대처 총괄 지도 감독하고, 포스코건설은 전문건설업체들의 노무관리를 지도 감독하고, 전문건설업체들은 건설일용근로자의 노무관리 교섭 등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


  건설노조에 따르면 포항지역 전문건설협의회는 발주처(포스코)와 원청(포스코건설)의 엄격한 통제 속에서 자율권을 상실하고 지시만 하달하는 기관으로 전락했고 임원선거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또 포스코건설이 건설노조 조합원을 적게 채용하는 전문건설업체에게 공사우선권을 주겠다고 협박하고, 전문건설업체들은 소장과 반장들에게 건설노조 조합원 탈퇴를 목적으로 만든 ‘기능인협의회’ 가입을 종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건설노조는 포스코 내 건설현장에 노조 탈퇴서 양식이 비치돼 있고, 포스코가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노조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지난 연말 포항제철소에 직접시공 하던 전문건설업체 대표이사가 ‘포스코 내 공사계약은 노비문서’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잠적한 사건을 언급하며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 실패의 책임을 하도급업체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노조는 포스코에 대해 포항 건설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건설노조 상근간부의 포스코 출입을 즉각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서도 포스코 내 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다단계 하도급, 산업재해 은폐, 임금체불, 노조 탈퇴 강요 등 부당노동행위를 즉각 조사하라고 촉구했다.(참세상/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