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26일 이랜드 그룹 박성수 회장에게 ‘이랜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박성수 회장이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해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요구에 한기총까지 가세,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 양대 대표기관이 모두 나서게 됐다. 한기총은 ‘이랜드 비정규직 및 장기파업 문제에 대한 교계 염려와 해결 요청’이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박성수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사태 해결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21일 이랜드 노조원들이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장로로 있는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 앞에서 이랜드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권적, 선교적 문제로 비화되지 않게 해 달라”
한기총은 “누구보다 이랜드 그룹을 생명과 같이 사랑하는 회장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임하셔서 귀사의 문제가 더 이상 국가적ㆍ사회적ㆍ인권적ㆍ선교적 문제로 비화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 주길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또 “경제 불안과 사회 양극화가 심화돼 가는 세태 속에서 ‘이랜드그룹’만이라도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가치를 내 건 이랜드 기업이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모범을 보일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한기총은 아울러 이번 이랜드 사태를 계기로 이랜드 그룹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나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은 “그동안 한국교회는 (박성수) 회장의 투철한 신앙과 기독교 기업 정신으로 출발한 이랜드 그룹에 대해 기도와 성원을 보내왔다”며 “하지만 우리 사회 논란이 되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와 노조의 장기파업 문제로 인해 교계 지도자들과 한국교회 및 성도들이 좋은 이미지로 성원해 왔던 이랜드 그룹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고 현재 이랜드 그룹 태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서한은 지난 12일 이랜드 일반노조 홍윤경 사무국장 등이 한기총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와 최희범 총무를 찾아 한기총의 도움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교회 양대 대표기관, 박성수 회장 ‘압박’
한기총은 이랜드 노조원들의 도움 요청을 받고 이 안건을 한기총 인권위원회에 상정해 서한을 작성, 이랜드 그룹에 전달했다. 한국교회 양대 대표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이어 한기총까지 나서서 박성수 회장의 직접 결단을 촉구함에 따라 박성수 회장이 어떤 태도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2일 KNCC 권오성 총무는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해 박성수 회장과 직접 면담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이랜드그룹에 전달한 바 있다. 권 총무는 서한에서 “기독교 정신과 가치를 근간으로 운영해 온 이랜드가 사회적으로 불거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한 만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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