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화려한 휴가’, 공수부대 명예를 훼손?

녹색세상 2007. 11. 26. 17:24
 

서정갑 등 예비역들, ‘무차별 총격 사실왜곡’ 28일 고소장

 

 ▲ 영화 화려한 휴가의 선전 포스터


   강영훈 전 국무총리와 서정갑 예비역대령연합회장 등 예비역 장교출신들이 영화 ‘화려한 휴가’가 공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고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고소에 참여키로 한 사람은 강영훈, 서정갑을 비롯해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김상태 성우회장, 채명신 6.25참전유공자회장  등 예비역단체 대표, 정호용, 박희도, 민병돈씨 등 전직 특전사령관, 5ㆍ18 민중항쟁 당시 광주에서 대대장을 역임한 안부웅, 조창구 씨 등 27명이다.


  이들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제작자 유인택 기획시대 대표와 김지훈 감독, 각본을 쓴 나현ㆍ박상연 작가를 고발한다고 밝히고,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연 뒤 고소장을 제출키로 했다. 고소장에서 “광주에서 시위진압을 했던 공수부대 전체가 저항조차하지 않는 일반인에게 무차별 총격과 폭행을 가하는 내용으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했다'는 자막을 삽입했다”며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시위현장에 있었던 11공수여단 61대대, 62대대, 63대대 등 국군 나아가 공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에 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해 고소한다”고 밝혔다.

 

  또한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내용을 마치 역사에 실재하였던 것처럼 표현함으로써, 이 영화를 본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에게 왜곡된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국군의 명예를 회복할 수 없도록 훼손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상부의 명령에 따라 군인으로서의 직분을 충실히 수행한 국군에게 그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울러 일부 군인들이 시위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기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측면의 발로이지 결코 사람을 살육하고자하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그 당시 국가의 부름을 받고 공무를 집행 중이었던 대다수 군인들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것이고, 이는 표현의 자유 한계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그간 전국 360개 영화관에서 개봉하여 26일 만에 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하루 평균 평일에는 15만 명, 주말에는 20만 명을 동원했었다. 하지만 영화의 상영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8월 23일에는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합천군민운동본부, 전두환(일해)공원반대 경남대책위 등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아래 경남시민단체)들이 합천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기로 했으나 합천군은 불허방침을 내리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경남시민단체는 합천 새천년생명의숲 공원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을 무사히 마쳤으나, 합천군과 전사모의 물리적 행동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보고 있다. 전두환을사랑하는모임(전사모)은 이 영화 상영을 물리적 행동으로 저지하려고 했다.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상영회에서 “이 영화는 현실에 입각하여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였다”면서 “실제로 영화를 연출할 때 광주시대에 대한 여러 잠언록, 다큐,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번 대령연합회 등 군 출신 장교들의 고소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당시 작전을 책임졌던 두 전직 대통령이 이미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을 앞두고 터져 나온 이들의 고소가 독재세력의 향수를 자극해 수구보수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고소사건에 대해 제작자인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와 김지훈 감독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