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권영길후보 먼저, ‘블로거’가 되라.

녹색세상 2007. 9. 19. 20:29
 

블로거와 만난 권후보님 블로거 활동 먼저 하시길.....

 


  제17대 대통령선거가 90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정당들은 합동 후보토론회, 합동 연설회, 후보 선출대회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15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권영길 후보의 행보는 여기에 비하여 조금은 여유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제 저녁 7시, 홍대입구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블로거기자’들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많은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도 아닌 블로거기자를 초청해서 간담회를 열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파격 그 이상이라 할만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형식을 파괴한 간담회라고는 하나 권후보는 블로거들에 대한 이해부족과 웹 2.0 시대의 1인 미디어 환경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준비되지 못한 모습이 드러내기도 했다. 권 후보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자신을 ‘웹 2.0 대선 후보’라고 자칭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권후보 스스로 자신의 블로그에 글 한번 제대로 올려 본적이 없다고 ‘고백’한 부분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은 1인 미디어환경과 ‘블로거’들과의 소통의 방식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대선 블로거’로서 활동을 주문하고 싶다.


“권후보 블로그 운영한적 없다 고백... 먼저 ‘블로거’가 되라”


  권후보는 또 본인이 언론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기성언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언론노조 초대위원장 등에서 보여준 그의 행적은 언론에 대한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조,중,동으로 대표하는 수구, 보수언론과 최근 문화일보 등에서 보여준 ‘황색’ 언론은  꺾을 수 없는 권력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 개탄했다. 나아가 공중파 방송역시 “공정하지 못한 보도를 보면서 이러한 언론의 변화를 추동하는 것은 바로  ‘블로그 저널리즘’임을 확신 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 대통령 선거가 대중을 동원한 인터넷 선거였다면 이번 2007년 17대 대선은 분명 ‘블로거’ 또는 ‘블로거 기자’들의 폭발적인 활동과 1인 미디어인 ‘블로그’를 통하여 대중과 소통하고 정책과 비전을 알려나가는 새로운 행태의 선거문화에 대선 후보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권후보는 정책에 있어서도 서투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권후보는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줄기차게 ‘백만 민중대회’를 외쳐왔다.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풀어내기도 전에 간담회에 참석한 블로거들에게 “백만 민중대회를 블로거 여러분들이 나서줄 것”을 호소한 부분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일단은 간담회에 참석한 ‘블로거’나 ‘블로거기자’들 가운데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백만 민중대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제를 이해하는 부분에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블로거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백만 민중대회’란 구호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란 점이었다. 이날 참석한 한 블로거는 “권영길 후보가 가지고 있는 ‘블로그’에 대한 이해부족과 정치적 경쟁상대인 이명박 후보와의 차이점만을 강조한 나머지 지난 5년 동안 기다렸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파격적인 블로거 들과의 만남을 희석시킨 점은 못내 아쉽다”고 털어놨다.


“백만 민중대회 블로거가 만들자는 호소, 블로거들 많이 아쉽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영길 후보가 보여준 모습은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대선후보로 선출되어 당연시 되었던 기성언론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뿌리치고 ‘블로거 기자’들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가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날의 부족한 부분은 뛰어넘고 남을 것이다.여기에 기성 기자들이 누렸던 취재특권(?)을 이제는 ‘블로거기자’들에게 보도 자료를 보내고  취재에 필요한 모든 협력을 약속한 부분은 권영길 후보에게 큰 박수를 보낼 만하다.


  이후에도 블로거기자들과 대선후보들과의 만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블로거기자 간담회든 회견이든 만남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후보들이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고 적극적인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블로거’가 될 것을 다시 한 번 주문하고자 한다. (블로터 뉴스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