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지역위원장 연석회의가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 번이나 문자를 보냈는지 모른다. 이런 자리 한 번 마련하려면 적어도 한 달 전부터 연락도 하고 조직해야 하는 걸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주 초부터 ‘연석회의 하느냐’는 문자를 중앙당에 상근하는 동지 몇 분에게 얼마나 보냈는지 모른다. 주말 시간을 내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토요일 쉬는 직장이 아직도 적은 게 현실이니 먹고 살아야 하는 생활인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설사 아무리 간 큰 활동가라 해도 주말에 생 돈 써 가며 서울 오가려면 가족들 눈치도 봐야 하고.
‘참석 예정자가 적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당직자도 있었다는 말을 들었으니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실무자들의 고충을 알지만 회의 장소가 서울 한 복판인데 이건 아닌 것 같다. 지방에 있는 당원들에게 ‘알아서 오라’는 말 아닌가? 아침부터 출발해야 하는 부산ㆍ경남에서 가거나, 전남ㆍ광주에서 가는 당원들 생각은 했는지 모르겠다. 광주와 대구에서 가장 싼 고속버스비만 왕복 5만원 이고, 마치고 돌아오려면 바로 역으로 가거나 고속터미널로 가야 한다.
지방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실무자들이 밀어 붙인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항의 전화는 물론이려니와 나처럼 이렇게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 서울 한 복판에 잡을 수 밖에 없는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 당의 사활이 걸린 사안을 홍세화 대표가 너무 늦게 제안을 한 탓이다. ‘이 안 통과시키는데 박수쳐 주고, 돈 대고 몸 대라’는 소리라면 너무 험한 표현인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지도부가 “일정이 빠듯해 서울에서 회의를 하게 되어 지방에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했어도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요구가 무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