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투성이인 노무현 전 대통령 의문사
나이 쉰 줄의 남자지만 지인들로부터 눈물이 많다는 말을 듣는다. 슬퍼할 줄 알고 눈물이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증거라 고맙게 받아들인다. 매정하기 그지없는 사람을 ‘피눈물도 없는 인간’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눈물이 많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렇지만 난 노무현을 추모하지 않고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의 민주주의는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하는 껍데기뿐인 민주주의라 정말 싫다. 역대 정권 중 빈부 격차를 가장 많이 벌여 놓았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보컬), 정연주 전 KBS 사장(기타),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드럼), 여균동 영화감독(색소폰)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 밴드 ‘사람 사는 세상2’이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서 무대에 올라와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을 부르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정치적인 타살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겨우 응급처치 강사 연수만 받은 내 상식으로 봐도 의혹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난 ‘노무현 의문사’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사고 당시 인터넷에 올라온 ‘응급의학과 의사가 본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 의혹’이란 글에 상당 부분 공감을 한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었다. 재임 시절 말도 탈도 많았다. 권위의식을 버린 것은 분명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삽질 정책의 토대를 만든 당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 들어선 수 많은 골프장 대부분은 정권 말기에 허가가 났다. 새만금만 하지 않았어도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삽질을 꿈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관련법과 대통령의 의지로 밀어붙인 한미FTA협상 등은 민중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 모는 것이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KTX여승무원’들의 문제도 노무현 정권 때의 일이다. 젊디젊은 여성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민주당은 사죄해야 한다. 잘못을 알고도 침묵하는 것은 책임있는 공당이 할 짓이 아니다.
배후에는 권력의 입맛에 요리해 갖다 바치는 공안검찰이 도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민주노동당원이 대부분이었고 2~3명은 사회단체 활동가들을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었으니 한미FTA 반대를 한 진보정당에 대해 손보기를 했다. 자신들의 입에 맞을 때는 검찰에게 아무런 말 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무슨 검찰 개혁 운운하는지 민주당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1월 민중대회를 할 때 전국 곳곳에서 상경을 막으려고 경찰이 총 동원되었다. 전국적으로 경찰이 동원될 정도면 정권 차원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관광버스 회사에 압력을 넣는 것은 물론이요 농촌에는 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경찰차로 막기도 했다. 고속도로 진입로 마다 검문을 해 마치 전쟁을 방불케 했다. 대부분 붙잡히고 일부만 서울로 진입해 뿔뿔이 흩어져 집회장으로 갔다. 1980년대 처럼 집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산개전을 했다. 이게 민주정부인 노무현 정권이 저지른 짓이다. 이런 게 민주주의라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을 한 게 노무현 정권이다. 짝퉁 진보를 만들어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전임 대통령의 애석한 죽음과 비판은 구분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을 했다 해도 명백한 정치적인 타살로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다. 그렇지만 정치인은 그가 행한 정치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통령의 경우는 누구보다 냉엄하게 비판하고 평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판에 성역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전임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하는 수 많은 추모 물결을 보고 민주당은 ‘모두 지지자’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을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오해하고 있으니 꿈도 너무 야무지다.
소탈하고 자식보다 더 어린 전경들이 인사를 해도 고개 숙이며 받는 그의 인간미는 정말 보기 좋다. 그런 사람이 국가의 명운이 걸린 한미FTA협상장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 조차 접근하지 못하도록 봉쇄하고 풍찬노숙을 시켰다. ‘이 정책이 맞다’는 꽁고집이 아니면 자신이 없거나 둘 중의 하나다. 민주노동당의 문성현 대표가 ‘한미FTA협상과 관련해 토론하자’며 청와대 앞에서 무려 보름 넘게 단식농성을 했음에도 무시해 버렸다. 공당의 대표 요청을 뭉갠 잔인한 대통령이다.
노무현을 추모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마음이니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이 그 무대에 선 것은 ‘한명숙 지지’ 선언을 위한 얄팍한 수순이었다. 하루 35명이 넘는 생명이 자살로 사라진다. 40대 사망률 1위는 요지부동이다. 노무현 정권이 대비책을 세웠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애석한 그의 죽음으로 정권의 잘못조차 덮어서는 안 된다. 신자유주의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건 정권이니 진보주의자가 아닌데 ‘노무현이 꿈꾼 진보의 미래’라는 말은 심한 엇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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