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1월 16일 충남 천안 광덕산 자락에 있는 환경교육원에서 진보신당 녹색위원회 회의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갈 여건이 되지 못해 취소하려 했으나 ‘4대강 파괴’를 막는데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자는 심정으로 시간을 냈습니다. 수 억년의 세월이 흘러 형성된 ‘하늘이 주신 귀한 선물’을 파괴하는 이명박 정권의 ‘광란의 삽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예수의 가르침처럼 ‘삽질은 자신의 무덤’임을 모르는 가 봅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삽질과 환경 파괴로 국토개발을 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정신 나간 짓임에 분명합니다. 갑자기 골짜기로 이사를 온 저 때문에 1시간 넘게 시간이 지연되었습니다. 추풍령이 가까워오자 지난 번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곳곳에 남아 있더군요. 겨울철 농사를 짓지 않는 지역이라 들판에 발자욱 하나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도심이 되어 버린 대구 수성들을 한 겨울에 거닐면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가’ 시상을 떠 올리며 일제에 저항한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님의 고뇌가 어떠했을까 서로 고민도 나누었습니다. 식민지 땅의 대지주 아들이 허구한 날 기생집이나 들락거리다 어느 날 회심을 하고 자신의 운명을 건 것이죠.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음에 분명합니다.
회의를 마치고 ‘대안합습교육원’ 수료식에 참가한 분들과 재미있는 뒤풀이 시간도 가졌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심각하다는 문제에 공감을 하면서도 새로 집을 짓는 기초공사가 너무 힘들어 녹색ㆍ환경 문제를 활동가들이 피하는 게 사실입니다. 저 역시 주춧돌 하나 놓는 심정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같이 회의에 참석한 남문ㆍ이교희 동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남들이 피하는 걸 하겠다고 찾아나서는 고생을 사서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살만한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아직도 싸움이 끈질기게 벌어지고 있는 ‘북면골프장반대싸움’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돈 몇 푼 던져주며 주민들을 이간질 시키는 간교한 짓거리는 여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랜 세월 같은 동네에서 살다 이런 일을 겪으면 농촌공동체는 파괴되기 마련입니다.
서로 불편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우린 이 곳에서 농사짓고 살겠다’고 버티는 주민들의 의지가 대단하더군요. 골프장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분들이 법령을 찾아가며 하나 둘 알아 이젠 공무원들에게 알려줄 정도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불법과 편법이 판을 치는 세상에 이렇게 자신의 터전을 지키는 분들이 있어 세상은 살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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