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판 경부운하 앞산터널 공사에 맞서는 앞산꼭지들.
상인동 달비골을 지나 파동 용두골, 범물동 법니산을 통과하는 무려 10.5킬로미터로 25리가 넘는 구조물을 도심에 만들겠다고 대구시는 태영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습니다. 이른바 4차 순환선을 만들어 대구 외곽을 도는 길을 만든다는 아주 야물딱진(?) 계획입니다. 이 계획을 세워 놓고 그 구간에다 아파트를 건축 허가를 내 주어 지금 수 많은 시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대로를 내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는 그 주변에다 집을 지어 사람이 살도록 한 게 대구시의 행정입니다. 앞산터널은 ‘민간자본유치사업’으로 해서 예상 수익의 80퍼센트를 보장해 주는 대구시의 골치 덩어리인 범안로와 같은 사업입니다.
▲ 야간에 불법으로 교각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하고 있는 용두골 앞산터널 공사현장.
이런 일이라면 돈 한 푼 없이 양해각서를 들고 은행에 가서 대출받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그저 날로 먹는 일’이지요. 계획 당시 현재 대구시의 인구를 350만으로 잡았으나 불행히도 대구는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살기 힘든 곳이 되어 지금은 205만 밖에 되지 않습니다. 세월이 흘러 여건이 바뀌었으면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임에도 대구시는 ‘오직 강행’ 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정치권과의 결탁이 도사리고 있음은 두 말 하면 잔소리죠.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 동안 민자유치사업을 통해 엄청난 정치자금을 조달했는데 대부분이 대구ㆍ경북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얼마나 해 먹었으면 버스 차고지를 할 곳이 없을 정도이겠습니까?(대부분 문희갑 시장 때 팔아먹었습니다.)
앞산터널은 갈수록 늘어나는 대구시의 부채가 산더미처럼 늘어나 시민들의 복지 예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벌써 설계변경을 2차례나 실시해 공사 금액이 늘어났는데 앞으로 얼마나 설계변경을 더 해 공사금액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환경은 한 번 손대면 복원이 불가능해 어지간하면 손대서는 안 됩니다. 앞산터널을 뚫을 경우 앞산은 생물들이 살 수 없는 죽은 산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달비골과 파동의 주민들은 터널에서 나오는 매연을 마시며 살아가야 합니다. 더구나 파동은 공시 소통이 잘 안 되는 지역이라 매연이 정체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바람길인 달비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대구시의 앞산터널 제3구간 공사중지 명령에 질의에 대한 문화재청의 회신.
다행히 앞산터널 공사 제3구간인 파동 용두골 현장에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되어 문화재청으로 부터 ‘공사중지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산골로 해서 앞산으로 올라가는 곳에 ‘용두토성’이 있어 많은 문화재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태영건설은 불법공사를 강행하고 있고, 감독기관인 대구시는 문화재 보전은 뒤로 미루고 이를 묵인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앞산꼭지들(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은 이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불법 공사를 하고 있는 태영건설이 불법 공사를 몸으로 막은 앞산꼭지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산터널은 이명박 정권이 아직도 강행하려고 온갖 잔머리를 굴리고 있는 경부운하의 대구판임에 분명합니다.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영건설은 불법 공사를 강행하고 있을 정도로 간이 부어 있습니다. 감독기관인 대구시가 뒤를 봐주지 않고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이 일에 관심을 좀 가져 주시고 우리 후세대들의 것인 환경을 파괴하는 일을 막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앞산꼭지의 일원으로서 앞산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